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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사람이 필요한 무인매장, 무인창업의 현실과 AI무인매장

접촉에 민감한 with Corona 시대 상황에 걸맞게 무인매장으로 전환하는 곳이 심심치 않게 눈에 띈다. 얼마전 눈여겨봤던 무인카페(Kim's Coffee)에 들어가서 편리함을 경험하고서 긍정지수가 올라가기도 했다. 심지어 그 카페의 경우에는 사람이 없으니 규제시간 이후로는 take-out 전제로 24시간 운영이 가능하다는 점이 상당히 장점으로 여겨졌다.

물건을 구매할 때 타인과 전혀 접촉할 필요가 없다는 건, 정 없이 들릴지 몰라도 편리한 것이 사실이다. 단순히 누군가를 마주치지 않아서가 아니라, '내가 무엇을 샀는지'에 대한 구매목록을 타인과 공유를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라면 하나를 사더라도 누군가가 알지 않았으면 싶은 마음이 어느 상황에서인가는 존재하고 그런 기대를 충족시켜주는 것이다.

인건비 절감 부분에서나 기계로 이루어지는 일련의 운영 시스템이 적어도 기업 입장에서는 이상적으로 들리긴한데, 오늘은 Ai타임스에서 최근 여러차례 다룬 무인매장 관련 취재기사를 바탕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1. 무인매장에서도 여전히 사람이 필요한 이유

서울의 한 대학가 근처의 24시 무인 운영되는 편의점에서 강도가 들었다고 한다. 그도 그럴것이, 사람이 없는 경우에도 도난범죄가 발생하는 마당에 당장 지켜보는 사람도 없다는 것이 문제다. 각종 집기파손이나 일부물품 도난 등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

그리고 무인매장에서 필요한 다양한 절차를 안내해야 하는 점원들이 상주해야 한다. 요즘 코로나 QR코드 인증 사용이 너무나 당연해졌지만 안타깝게도 간단한 인증조차 블랙박스인 정보소외계층들이 많다. 내 경우에도 사회생활을 활발하게 하시는 어머니, 아버지가 QR인증 방법을 몰라서 점원과 투닥대는 모습을 목격했다. 과연 누구를 비난해야할까?

2. 무인매장엔 AI가 어떻게 적용된다는 것일까?

리테일 분야에서 매장운영에 있어서 AI 접목이 활발하다. 무인까지는 아니더라도 인력운영 효율화라는 명목 하에 인공지능이란 거대한 사회경제적 트렌드에 탑승하려는 듯하다. 크게 어떤 분야에 어떤 기술이 접목되는지 나누어 보았다.

  • 이미지 자동 결제 시스템: 예전처럼 제품에서 하나하나 바코드를 찍어서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트레이에 제품을 얹으면 자동으로 가격과 수량을 인식해서 결제가 되거나, 제품을 들고 매장을 나서기만해도 자동 결제가 된다. AI 박람회 등에서 몇몇 솔루션을 체험해봤는데, 전적으로 이미지에 의존하는 경우에는 겹쳐진 형태를 인식하지 못하기도 한다.
  • 고객의 구매패턴 감지: 매장 내에 설치된 카메라는 고객이 A제품 매대에서, B제품 매대로 이동하고 무엇을 구매하는지의 연결성도 분석한다. 심지어 마스크를 껴도 개인을 구분해내는 기술까지 등장하고 있다(아직 성능은 보장하지 못하지만). 겨우 판매점원과의 접촉에서 구매리스트 공개를 피했는데, 이제는 아예 내 움직임까지 포착하겠다니. 다소 소름끼치는 부분도 있지만 다행히도 개인정보 문제로 나의 얼굴과 신상정보 등은 난수값으로 처리된다.
  • 매대 인식: 매대를 인식해서 재고가 부족한 제품에 대해서 알람을 주는데, 해당 마트에서 판매되는 모든 제품의 이미지를 사전에 AI가 학습한다고 보면된다. 학습 시키는 업무는 데이터과학자가 맡기 때문에 공수가 적지 않다. 더군다나 신제품이 출시되면 추가로 학습해야하는 지속 운영관리가 필요한 부분이 있다. 빈 매대의 공간을 인식하여 3D로 부피값까지 계산하는 기술의 경우 난이도도 꽤 높아보인다.
  • 무게감지 센서: 각 선반에 무게감지 센서를 통해서 값이 달라지면 변화가 있다고 인식하는 구조인데 센서자체 수명은 2~3년 가량으로 길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무한정 무거운 물건을 올릴 수 없는 것도 단점이다.

3.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는 어떠한가?

여기서부터가 본격적으로 문제가 되는 포인트다. 기술도 훌륭하고 기업에서는 인력운영 면에서도 장점이 있다. 고객의 생각은 어떨까?

여의도의 더현대 언커먼스토어에서 시도한 AI매장은 입장부터가 까다롭다. 현대식품관 앱을 설치하고 앱카드도 등록해야 한다. 1회성에 그치는 작업이라서 다행스럽긴 하지만, 이 부분은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서 수고로움에 대한 보상을 하는 등의 시도가 필요할 것 같다.

성인인증이 필요한 주류자판기의 경우에도 개인정보 인증 후에 구매가 가능하다. 이 부분은 여러 문제를 막을 수 있다는 점에서 합리적이지만 사용방법에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휠체어를 탄 사람에겐 인증기기 자체에 접촉하는 것도 난관이다. 정보소외계층이라 불리는 사람들에게는 무인매장의 장벽이 너무 높다.



4. 처음이라는 이유로 불편한건 아닐까? 장기적으로 기업에서 투자할 가치는 충분할까?

글쎄, 언젠가는 매장에 운영자가 있다는 것이 이상한 상식이 될지도 모르겠지만 지금 당장 사용자들에게 불편을 강요하긴 어렵지 않을까? 적어도 당분간은 기계와 만나는 여러 문제에 대응할 사람을 매장 내에 배치시켜야 할 것 같다.

경제적 측면에서 보면, 모든 효율을 생각하더라도 투자비용도 상당하다. 매장 내 제품을 인식하고 고객패턴을 분석하는 부분이 마치 카메라 몇 대 쯤이면 될 것 같지만, 부피를 스캔하는 고성능 카메라를 비롯하여 생각보다 훨씬 많은 대수의 카메라가 필요하다. 개발비용은 말할 것도 없다. 소상공인의 경우 적당한 범위에서 서비스로 제공되는 솔루션 정도는 적용해볼법하다.

결국 전체 매장을 AI 무인매장으로 갈음하겠다는 것은 아직 섣부른 접근일 수 있다. 1인 가구와 비교적 기계친화적인 젊은층 방문율이 높은 지역 위주로 시범 운영하면서 소비자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나가는 수밖에.

여러 문제가 우려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해도 내가 리테일 기업의 수장이라면 하이브리드 형태로 시도해볼 것이다. 기업에서는 소외되는 사람들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조금 더 세심하게 접근하는 방법을 택하며 시도해보면 좋겠다. 지금은 불편할지 몰라도 내일은 일상이 될 수 있다. 변화의 본질은 이상하고 불편하다.


[참고자료]
AI타임스 / 무인매장에 아직 사람이 있다, 왜 그럴까?
AI타임스 / [AI 실생활 체험기] 하나 둘 등장하는 AI무인매장.. "신기하지만, 아직은 불편한 게 많아"